현재 풍문여고 국어선생님이신 지인환 시인의
곰취나물에 대한 시 한수를 들려 드립니다.
말린 곰취나물이 다시 살아나는 그 생명의 숨소리를
이 시를 통해 느껴보시기 바라면서…
곰취나물 그 부활(復活)의 흔적(痕迹)
지 인 환
눈 쌓인 언덕 아래 배고픈 꿩 울음 나직이 들렸지
매봉산 계곡물 얼음장 밑으로 파르르 떨리는 산천어 지느러미를 보았지
비 그친 한 밤중 남몰래 땅껍질 사이로 내다본 달빛 가득한 봄이었지
휘어진 허리 꺾이고 갈라진 생채기에 퍼렇게 멍이 들고
참을 수 없는 열기에 기가 꺾인 채 태양 아래 널어질 때
봄도 아주 영영 부서져 물 한 방울 남지 않은 듯했지
사르륵 소리 날카롭게 부딪치며 혼을 불러 깨우다
가벼이 바람타고 살며시 물 위에 살아나는 옅은 숨소리
배고픈 꿩 울음 산천어 지느러미를 깨워 달빛을 머금은 파란 봄이지
<작가노트>
말린 나물을 물에 담가두면 원래 잎의 모양을 드러내면서
잎줄기도 선명하게 드러나 보이게 됩니다.
마치 나물이 죽은 체 했다가 살아난 듯하여 기분이 좋아집니다.
나물은 늘 맑고 상쾌한 봄기운을 몸속에 간직하고 있었나 봅니다.
나물이 그렇듯 언제나 신선하고 맑은 기운을 간직하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써 보았습니다.
2015년 3월 5일 목요일 닥터비건 식품큐레이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