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의 스승 호구자림 왈;
“너는 네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다를 바가 없다.
네 말대로 다른 사람들은 경치를 구경하고
너는 자연의 변화를 본다고 하자.
하지만 그들이나 너나 밖에 있는 것을 보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밖에서 아름다운 것을 찾는 사람은
감각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늘 새로운 볼거리를 찾게 되지.
그러나 참된 만족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열자는 스승의 이 말을 듣고 진정한 구경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그래서 그날 이후 열자는 여기저기 구경다니는 것을 그만두었다.
열자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호구자림은 말했다.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것은 좋은 일이다.
특히 자기가 무엇을 보고 있다는 의식마저 없는 상태에서 즐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무엇을 본다는 생각없이 보고
무엇을 행한다는 생각없이 행한다면
보고 행하는 모든 일을 즐길 수 있다.
이 상태가 되면
보는 사람과 보이는 대상인 경치가 구별되지 않고
하나의 체험만이 존재한다.
이것이 구경과 놀이의 극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