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는 이가 참으로 공경을 위주로 하여 근본을 세우고
먼저 공의 본전을 읽으면서 공이 주자를 사모한 것이 무슨 마음이고
주자가 공에게 사모하는 마음을 갖게 한 것이 어떤 도였는가를 반드시 찾아서
공이 주자를 존경했던 도리로 공을 존경하여
천만번 마음을 씻은 뒤에 주자의 모든 전서를 숙독한다면
하늘이 나에게 부여한 바가 반드시 눈앞에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그 나타난 바로 인하여 그 전체를 궁구한다면
자신에게 돌이켜 지성을 유지함도 나의 일이고
힘써 자신을 미루어 남에게 미치게 하는 것도 나의 일이 될 것이다.
그 즐거움이 장차 저도 모르게 춤을 추게 되고 그만두려해도 그만둘 수 없을 것이니..”
“내 실로 어리석어
성인의 도를 듣지 못하고 이미 늙었으니
이제와서 뉘우친들 어찌 미치겠는가?
그러나 또한 마음에 새겨서 사모해야 할 바이기에
우선 글로 써서 서원에 와서 공부하려는 동지, 후학들에게
경건히 고하는 바이다.”
갑진년(1544 중종 39) 겨울 10월 갑술일에 상주 주세붕이 쓰다.